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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널 선샤인] 기억을 지운다면 사랑도 지워질까?

by ilmokyoyeon 2022. 6. 8.

이터널 선샤인

 

첫 만남이 아닌 첫 만남

유난히 피곤한 아침을 맞이한 '조엘' 잠자고 일어난 사이 차는 엉망이 되어있었다.

오늘은 밸런타인데이, 그는 갑자기 출근하려던 지하철에 타지 않고 반대편 몬탁행 열차에 급하게 몸을 실었다.

그가 이곳에 온 이유는 아마도 외로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낯선 이에게 먼저 말 한마디 먼저 걸지 못하는 소심한 남자였다.그와 우연히 운명처럼 이끌리듯 계속 눈을 마주치고, 말을 걸고 싶었던 여자가 먼저 다가와 '조엘'에게 말을 걸며 그에 대해 급진적인 대화들을 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클레멘타인'몇 마디 나눠보니 둘은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었다. 대화 주제는 바닥이 났고 어색한 정적만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조엘'에게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서슴없이 사랑 고백을 한다. 그러자 '조엘'은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어색함이 호감으로 변하기 시작했지만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고백에 대한 시원한 답변을 해주지 않는다.그러자 '클레멘타인'은 쿨하게 돌아섰고, 그 반응에 '조엘'은 괜히 아쉬움이 몰려와 그녀를 찾아 차로 그녀를 태우고 첫 만남인데도 불구하고 그녀의 집으로 향하게 된다. 하지만 뜨거운 저녁을 이 둘에게 기대하긴 힘들어 보였다.'조엘'의 입은 굳게 닫혀 대화가 되지를 않았고 자신을 일과 집 만 오고 가는 무미건조한 사람이라 말한다.'클레멘타인'은 '조엘'과 너무나도 다른 사람인 걸 다시 느끼게 됐지만 운명적 이끌림을 이 둘은 너무나도 강하게 느꼈다. 그녀는 그에게 우리는 무조건 결혼하게 될 거라며 소풍 계획부터 신혼여행은 어디로 갈지 계획을 하기 시작했다. 자꾸만 들이대는 그녀가 부담스러웠던 '조엘'은 급하게 그녀의 집을 나가게 되고 자신의 집에 도착해서도 그녀가 느꼈던 것처럼 설명하기 힘든 이끌림으로 자꾸만 그녀를 찾게 된다. 두 사람은 그렇게 또다시 만나서 엉뚱한 별자리 추억까지 쌓게 된다. 그리고 그녀를 기다리던 집 앞 낯선 남자가 다가와 안부를 묻고 어떻게 왔는지 질문을 하지만 '조엘'은 처음 본 사람이라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착각했거니 하고 넘어가는 듯했다.

 

기억 삭제

오열하는 '조엘'의 장면이 넘어가며 영화의 시점은 갑자기 하루 전 상황으로 바뀐다.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수면제를 먹고 취침 준비를 서두르는 '조엘', 창 밖으로 어떤 두 사람에게 신호를 보내자 수상한 장비들을 챙겨 '조엘'의 집으로 들어온다. 사실 '조엘'은 얼마 전 여자 친구와 크게 다툰 후였다. 이른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사서 그녀와 화해하기 위해 그녀가 일하고 있는 서점으로 갔다. 하지만 여자 친구는 '조엘'을 모른 척하는 건지 정말 모르는 듯한 표정을 했고, 벌써 다른 남자 친구가 생긴 듯 입맞춤하는 모습까지 보게 된다. 황당하기 짝이 없던 '조엘'은 지인들에게 상황을 말하며 여자 친구의 집에 갈지 고민하지만 지인들은 '조엘'을 말리며 쪽지를 하나 건네준다. 쪽지의 내용은 여자 친구가 '조엘'과의 기억을 전부 삭제했으니 '조엘'에게 자신에 대한 언급 자체를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이었다.'라쿠나 사'라는 기억을 지울 수 있는 병원으로 향한 '조엘'은 여자 친구에 대해 얘기를 듣고 자신과 여자 친구와의 기억도 지워 달라고 의뢰한 것이다. 저녁에 진행될 본 작업을 위한 사전 준비가 시작이 되었고, '조엘'의 집으로 들어간 두 명의 남자가 이 작업을 마무리할 '스탠'과 '패트릭'이었던 것이다.기억 삭제는 그녀와의 제일 최근부터 삭제되기 시작한다. 헤어지게 된 순간과 과정부터 처음 만나게 돼서 사랑을 하게 되는 과정까지 사랑을 해오고 이별을 하게 되는 순서가 아니라 기억 삭제는 헤어진 순간부터 만나는 과정으로 역순인 것이다. 하지만 '조엘'의 애증은 깊은 잠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기억이 지워지는 꿈속에서의 장면 사이사이로 현실에 있는 '스탠'과 패트릭'의 대화가 들려오기 시작했다.'패트릭'은 지난주에 기억을 지웠던 여자를 '스탠'에게 언급하며 대화를 시작했고 그 여자가 지금 기억을 지우고 있는 '조엘'의 여자 친구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패트릭'은 '조엘'의 여자 친구에게 반했다며 여자 친구의 기억을 삭제하자마자 데이트 신청을 했고 사귀게 되었다고 말한다. 아까 '조엘'이 서점에 화해하러 갔을 때 여자 친구와 입맞춤했던 남자가 '패트릭'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간에도 '조엘'의 추억은 계속해서 지워지고 있었다. 조엘은 여자 친구를 항상 믿지 못했고 여자 친구는 '조엘'을 무책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갈등이 하루아침에 생긴 게 아니란 사실이다. 그리고 대화가 사라진 식사와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잔소리만 늘어갔다. 한편, 한창 기억 삭제 작업 중인 '조엘'의 집에 '매리'가 찾아왔는데 그녀는 '스탠'의 여자 친구였고 이곳에서 작업 겸 데이트를 즐기려는 심산이었다.'패트릭'은 갑작스레 여자 친구가 힘들어한다며 '조엘'의 전 여자 친구이자 자신의 현 여자 친구에게 달려가 버렸고, '스탠'과'매리'는 '조엘'의 집에서 데이트하며 놀았다.'매리'는 '라쿠나 사'에 다니고 있는 직원이고 자신의 사수이자 오너인 박사님에 대한 존경심이 남달라 보였다.'패트릭'은 여자 친구의 집에 도착했고 여자 친구는 기억삭제의 부작용인지 극도의 불안함을 느끼며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그녀가 찾는 건 '조엘'과 엉뚱한 별자리 추억을 쌓았던 꽁꽁 얼어버린 찰스강에 대한 추억이었다. 찰스강에 도착 한 '패트릭'과 여자 친구, '패트릭'은 '조엘'이 했던 말과 행동을 미리 예습해서 그녀에게 감동을 주려고 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여자 친구에게는 통하지 않았고 바로 집으로 가버리게 된다. 한편, 조엘은 갈등을 지나 사랑이 무르익은 시절에 도착했다. 이전과는 다르게 상대방의 아픔을 감싸 안아주었던 시기였다.'조엘'은 이제 점점 후회라는 감정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그렇다. 좋았던 기억들은 지우고 싶지 않은 것이다.

 

가슴을 이기지 못하는 머리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자신보다 상대를 더 사랑했던 시절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조엘'은 이미 잠이 들어있는 상태라서 사라지는 기억을 막을 수는 없었다.꿈속에서 전부다 취소한다고 외쳐보지만 현실에서는 그저 평온하게 자고 있는 '조엘'이었다.

그렇게 그는 꿈속에서 '스탠'의 뇌파 추적을 피해 도망을 다니기 시작했다. 기억을 더 이상 지우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아 답답해하던 그때 기억 속 같이 있던 여자 친구가 신박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다. 그녀와의 추억을 지키기 위해서 여자 친구를 떠올리지 말아야 했다. 일부로 어렸을 적 지우고 싶었던 기억이나 창피함을 느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패트릭'의 추적을 피해 숨기 시작했고 방법은 조금씩 통하는 듯했다. 추적 회로에서 벗어나자 당황하는 '스탠'을 보고 '매리'는 박사님을 부르자고 한다. 하지만 필사적으로 자기가 혼자 할 수 있다며 박사님의 호출을 막는 '스탠'. 하지만 결국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고 '매리'를 집에 보내려 하지만 그녀는 뭐 때문인지 나가려고 하지를 않으며 완강히 버티기 시작한다. 박사님이 도착했고 '스탠'에게 상황을 전해 들으며 문제점을 찾기 시작한 '라쿠나 사' 일행들. 박사님은 권위자 다운 모습을 보이며 어렵지 않게 꼭꼭 숨어있는 '조엘'의 기억 회로를 찾아낸다. 하지만 '조엘'의 간절함은 포기하지 않았고 다른 생각보다 더 강력한 무언가 필요했다. 수치심과 친구들에게 놀림당한 추억은 박사님조차 난감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고등학생과 초등학생이 숨바꼭질을 하듯 '조엘'은 금방금방 박사님의 손에 잡히게 된다. 그리고 '매리'는 계속적으로 박사님에게 칭찬인지 애정인지 모를 말들을 하기 시작했고 둘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생기자 '스탠'은 급하게 자리를 피한다. 대화를 할수록 낯섦에 가려져 있던 익숙함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서로의 관심사가 우연히 맞다는 걸 알게 된 건지 아니면 원래 알고 있던 건지 '매리'와 박사님의 대화는 점점 더 무르익어 간다. 박사님의 표정은 갑자기 어두워지고 '매리'는 갑작스러운 호감 표시로 깜짝 키스를 날린다. 이 광경을 밖에서 지켜보는 '스탠'앞에 한 여인이 차를 타고 급하게 달려온다. 박사님의 사모님인듯하다. 사모님도 광경을 창문 너머로 보게 되고 박사님은 급하게 집 밖을 나와서 변명을 내뱉기 시작한다. 하지만 사모님은 차분하기만 했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박사님과 '매리'는 사랑했지만 '매리'의 이성적인 판단으로 기억을 지워달라고 의뢰했고 '매리'의 기억은 삭제됐던 것이다. 분명 모두가 서로의 다름을 알고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익숙해지며 자신의 주장을 앞세웠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어느새 '조엘'은 마지막 기억에 도착했다. 여자 친구를 처음 만났던 기억 말이다. 처음 그녀를 만났던 '조엘'은 자신에게 다가워줬다는 것만으로도 그녀에게 호감을 느꼈다. 열차 안에서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곧 마지막 기억이 사라진다고 말하는 여자 친구와 그냥 음미하자고 말하는 '조엘'. 그는 이제 더 이상 도망치지 않기로 다짐했고 잠시 후면 잊힐 추억이라도 그녀를 바라보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기로 다짐한다. 그렇게 무너져 내리는 기억 속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몬탁에서 만나자는 말을 남기며 '조엘'은 영영 그녀와의 기억을 지우게 된다.

 

N극과 S극

'조엘'의 기억이 완전히 지웠진 날은, 아까 전 말한 유난히 피곤하게 아침을 맞이 했다고 말한 그날이다.

그가 회사에 거짓말을 해서 출근을 하지 않고 몬탁행 열차에 갑자기 몸을 던졌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한편 '매리'는 사무실에서 자신의 짐을 모두 정리하고 나왔다.'스탠'에게 이 사실을 정말 몰랐냐 물었고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하는 '스탠'이지만 그녀는 차갑게 돌아섰다.그리고 '매리'의 차 안에는 고객들의 파일들로 가득 차 있었다.'조엘'의 여자 친구는 '클레멘타인'이고 '패트릭'이 차 안에 있는 '조엘'에게 말을 걸었던 이유는 '클레멘타인'이 말없이 떠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집을 나서는 그녀의 손에는 '매리'가 보낸 우편물이 들려있었다. 기억을 지우기 전 마지막으로 애인에 대한 모든 험담이 담겨있는 내용이었고 서로를 쳐다보며 황당한 듯 눈을 마주치기를 반복하는 '조엘'과'클레멘타인'.'조엘'은 상처받았고 그녀는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를 않았다. 그래도 그녀는 먼저 용서를 구할 겸 '조엘'에게 찾아갔는데 '조엘'도 마찬가지로 '클레멘타인'을 기억을 지워야 하는 이유가 담긴 테이프를 듣고 있었고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그냥 이대로 끝을 내려던 '클레멘타인". 그런 그녀를 '조엘'이 붙자고 보낼 수 없다는 말을 하며 그녀를 잡기 시작한다.'조엘'에게 골칫거리일 뿐이라며 '클레멘타인'은 부정적인 말들로 내뱉고는 했지만 그 모든 것이 괜찮다며 '조엘'은 다시 시작할 것을 권유하고 그렇게 이 둘은 다시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리뷰 평가

사랑했던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지워준다는 엉뚱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처음 개봉할 당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재미있게 관람한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이 영화에 대한 호평이 전해지기 시작했고 10년이 지나서 재개봉을 하게 된 이 영화는 타이타닉이 재개봉했던 기록을 넘어섰고 재개봉 50만 명이라는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가 이토록 사랑을 받은 건 단순해 보이는 사랑과 이별 사이에도 보는 사람들의 시기와 상황과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복잡한 영화 설정 탓에 리뷰 텍스트 만으로는 절대 절대 이 영화의 구체적인 내용과 감정들이 전달되지 않을 것이니 꼭 본편으로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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